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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노벨문학상 수상 앤 카슨 프로필|수상작 저서 책|국적 나이|가족

by 정보알림센터 2026.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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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노벨문학상 수상 앤 카슨 프로필|수상작 저서 책|국적 나이|가족


문학은 때로 한 사람의 인생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사랑과 이별, 그리움과 상실의 의미를 깊이 돌아보게 합니다. 고대 그리스의 신화와 문학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 앤 카슨은 시와 산문, 번역과 비평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문학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접한 것을 계기로 고전 문학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이후 학문과 창작을 아우르는 특별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의 작품에는 오래된 신화 속 인물들의 이야기는 물론,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겪는 갈등과 마음속에 오래 남는 상처, 떠나간 이를 향한 애틋한 기억이 섬세하게 담겨 있습니다. 특히 《빨강의 자서전》과 《녹스》 등의 작품은 익숙한 이야기와 개인적인 경험을 새로운 문학적 형식으로 풀어내며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고전의 지적인 깊이와 인간의 감정을 바라보는 예리한 시선을 함께 지닌 앤 카슨은 언어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탐구하며 현대 문학의 지평을 넓혀 온 작가입니다. 그의 삶과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마음의 풍경과 문학이 지닌 놀라운 힘을 새롭게 발견하게 됩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2026 노벨문학상 수상자 앤 카슨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어 보겠습니다.


❖ 이름

앤 카슨 / Anne Carson

 

❖ 본명 / 풀네임

앤 패트리샤 카슨 / Anne Patricia Carson

 

❖ 생년월일

1950년 6월 21일 (76세)

❖ 나이

76세 (2026년 기준)

 

❖ 국적

캐나다 / 아이슬란드

 

❖ 고향

캐나다 온타리오 토론토

❖ 학력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고전학 / 학사)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고전학 / 석사)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고전학 / 박사)

❖ 신체

키

공개되지 않음

혈액형

공개되지 않음

 

❖ 가족 관계 / 집안

부모님

아버지 은행 지점장

어머니

오빠

마이클 카슨

배우자 / 남편

로버트 커리 (예술가)

자녀

공개되지 않음

 

❖ 종교

공개되지 않음

❖ 개인 SNS

인스타그램 없음

❖ 저서 / 책

1986년 에로스, 달콤씁쓸한 (Eros the Bittersweet)

1992년 짧은 이야기들 (Short Talks)

1995년 유리, 아이러니 그리고 신 (Glass, Irony, and God)

1995년 플레인워터 (Plainwater)

1998년 빨강의 자서전 (Autobiography of Red)

2001년 남편의 아름다움 (The Beauty of the Husband)

2010년 녹스 (Nox)

2013년 레드 닥> (Red Doc>)

2016년 플로트 (Float)

 

❖ 주요 수상

2001년 그리핀 시문학상

2001년 T. S. 엘리엇 상

2020년 아스투리아스 공상

2021년 펜/나보코프상

2026년 노벨문학상

 

❖ 앤 카슨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수상 작품이 따로 정해진 것이 아니고 그동안의 작가의 작품활동에 대한 수상

❖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앤 카슨 소개

2026년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안은 캐나다 출신 작가 앤 카슨은 시와 산문, 번역과 비평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 세계를 구축해 온 인물입니다. 고대 그리스 문학과 신화에서 출발해 현대인의 사랑과 상실, 고독과 애도, 인간의 내면에 깃든 복잡한 감정까지 폭넓게 탐구해 왔습니다. 특히 고전 속 인물과 이야기를 오늘날의 시선으로 재해석하고, 익숙한 문학의 형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표현 방식을 끊임없이 시도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습니다. 작품을 읽다 보면 한 편의 시가 철학적 질문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개인의 기억을 담은 산문이 어느새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돌아보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처럼 장르와 형식의 구분을 넘어 언어가 지닌 가능성을 탐색해 온 앤 카슨의 문학은 독자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경험을 선사합니다.

 

앤 카슨은 1950년 6월 21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 태어났습니다. 은행원인 아버지의 딸로 태어나 어린 시절 여러 차례 이사를 경험했으며, 성장 과정에서 다양한 환경을 접했습니다. 훗날 세계적인 작가이자 고전학자로 성장하게 된 그의 문학적 토대는 학창 시절부터 차근차근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고등학교에 다니던 무렵 고전 교사에게 라틴어와 고대 그리스어를 집중적으로 배운 경험은 그의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고대 언어를 공부하면서 단어 하나에 담긴 역사와 의미, 문장이 만들어 내는 미묘한 차이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러한 탐구 정신은 이후 시와 번역, 비평을 아우르는 독창적인 작품 세계로 이어졌습니다.

 

앤 카슨은 토론토대학교에서 고전학을 공부했으며, 학문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 박사학위까지 취득했습니다. 이후 스코틀랜드에 있는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에서 1년 동안 고대 그리스 문헌비평을 공부하며 고전 작품을 더욱 깊이 있게 연구했습니다. 고대 문학의 언어와 구조를 분석하는 학문적 훈련은 단순히 옛 작품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고전 속에 담긴 인간의 감정과 욕망, 관계의 모순을 현대적인 언어로 다시 표현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오래된 신화와 시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를 지닐 수 있는 이유를 탐색했으며, 과거의 문학과 현재의 삶이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갔습니다.

학문과 창작을 함께 이어온 앤 카슨은 캘거리대학교를 비롯해 프린스턴대학교, 뉴욕대학교, 맥길대학교, 미시간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고전학자로서의 연구와 시인으로서의 창작을 별개의 활동으로 구분하기보다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으로 발전시켰습니다. 고대 그리스 문학을 연구하면서 발견한 언어의 아름다움과 의미의 층위는 그의 시에 새로운 깊이를 더했고, 창작 과정에서 얻은 감각은 고전 작품을 번역하고 해석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강의와 연구, 번역과 집필을 병행하며 자신만의 문학적 관점을 발전시킨 그는 학문적 깊이와 예술적 상상력을 함께 갖춘 작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앤 카슨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가 언어를 바라보는 방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에게 단어는 단순히 생각이나 감정을 전달하는 수단이 아닙니다. 하나의 단어가 어떤 역사적 배경에서 만들어졌는지, 시간이 흐르면서 의미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서로 다른 단어가 만나 어떤 새로운 감정을 만들어 내는지 탐구하는 과정 자체가 창작의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그는 고대 문학의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과거의 표현을 그대로 반복하는 데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신화와 고전의 이야기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하고, 시와 산문, 에세이와 비평을 결합하면서 기존의 문학적 틀을 확장했습니다. 독자에게 익숙한 서사 구조를 제공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이미지와 기억, 사유를 연결해 스스로 의미를 발견하도록 이끄는 것이 그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특징입니다.

 

초기 작품 가운데 하나인 《에로스, 달콤씁쓸한》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고전 문학과 철학의 관점에서 탐구한 작품입니다. 제목에 담긴 달콤함과 씁쓸함이라는 상반된 감정은 사랑의 본질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사랑은 인간에게 기쁨과 행복을 선사하지만, 동시에 결핍과 불안, 고통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앤 카슨은 고대 그리스 문학을 바탕으로 욕망과 거리감, 사랑하는 대상과 자신 사이에 놓인 간격을 살펴보며 사랑이라는 감정이 지닌 복합적인 성격을 드러냅니다. 감정에 관한 개인적인 성찰과 고전학자로서의 분석이 결합된 이 작품은 그의 문학적 관심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저작으로 꼽힙니다.

1992년에 발표한 《짧은 이야기들》과 1995년에 출간한 《유리, 아이러니 그리고 신》, 《플레인워터》 역시 앤 카슨의 폭넓은 문학적 관심을 보여주는 작품들입니다. 그는 짧은 문장과 압축적인 표현을 활용해 일상에서 포착한 감정과 생각을 전달하는 한편, 철학적 질문과 고전적 지식을 문학적인 언어로 풀어냈습니다. 작품마다 형식과 분위기는 다르지만, 언어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탐색하고 익숙한 현실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의 글은 모든 의미를 친절하게 설명하거나 하나의 결론으로 정리하기보다, 독자가 문장 사이에 놓인 여백을 따라가며 자신만의 해석을 만들어 가도록 이끕니다.

 

앤 카슨의 대표작 가운데 특히 주목받는 작품은 1998년에 발표한 운문 소설 《빨강의 자서전》입니다. 이 작품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게리온의 이야기를 현대적인 시선으로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신화에서 게리온은 영웅 헤라클레스에게 죽임을 당하는 괴물로 등장하지만, 앤 카슨은 그에게 새로운 삶과 감정을 부여합니다. 작품 속 게리온은 빨간 날개를 지닌 외로운 소년으로 그려지며, 헤라클레스와의 만남을 통해 사랑과 욕망, 상처와 정체성의 문제를 경험합니다. 신화 속 영웅과 괴물이라는 익숙한 구도는 두 소년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사랑 이야기로 변화합니다.

 

이 작품이 인상적인 이유는 오래된 신화를 단순히 현대적으로 각색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앤 카슨은 신화 속에서 주변적인 존재로 취급되던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사랑받고 싶어 하는 마음과 타인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고독,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감정을 섬세하게 다룹니다. 운문과 산문을 넘나드는 독특한 구성 역시 작품의 개성을 드러냅니다. 고대 신화의 흔적을 간직하면서도 현대적인 감수성을 담아낸 이 작품은 출간 당시 미국 전미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주목할 책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고전과 현대, 신화와 현실을 연결하는 앤 카슨의 문학적 역량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2001년에 발표한 《남편의 아름다움》은 사랑과 결혼, 관계의 변화와 이별을 다룬 작품입니다. 이 책은 결혼 생활과 그 파탄을 돌아보는 시적인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랑이 끝난 뒤에도 아름다움과 욕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모순적인 감정을 탐색합니다. 작품의 바탕에는 영국 시인 존 키츠의 문학에서 받은 영감이 놓여 있습니다. 앤 카슨은 아름다움이 지닌 매혹적인 힘과 그것이 불러오는 고통을 함께 바라보며,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것인지 보여줍니다. 관계가 끝났다고 해서 그 안에서 경험했던 감정까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지나간 사랑의 기억이 현재의 삶에 남아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그러한 감정의 잔여물을 독특한 리듬과 이미지로 표현했으며, T. S. 엘리엇상을 수상하면서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았습니다.

앤 카슨의 작품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저작은 2010년에 출간한 《녹스》입니다. 이 작품에는 2000년 덴마크에서 세상을 떠난 오빠를 향한 애도와 기억이 담겨 있습니다.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오빠의 삶을 되짚어 가는 과정에서 작가는 편지와 사진, 기록 등 흩어진 자료를 모아 한 사람의 생애를 재구성합니다. 그러나 《녹스》는 일반적인 회고록이나 추모 에세이와는 다른 형식을 취합니다. 기억의 파편을 하나씩 펼쳐 보이듯 구성하고, 책의 물리적인 형태 자체에도 독특한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길게 이어지는 아코디언 형태의 책을 상자에 담아 독자가 내용을 순서대로 읽는 동시에 직접 펼치고 살펴보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구성은 기억이 작동하는 방식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세상을 떠난 사람을 기억하는 일은 완성된 이야기를 한 번에 읽어 내려가는 것과 다릅니다. 어떤 기억은 선명하게 남아 있지만 다른 기억은 희미해지고, 오래전에 잊었다고 생각한 장면이 예상하지 못한 순간 되살아나기도 합니다. 앤 카슨은 흩어진 기록을 이어 붙이는 과정을 통해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는 믿음에 질문을 던집니다. 남겨진 자료를 아무리 모아도 떠난 사람의 모든 모습을 되찾을 수는 없지만, 그 흔적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기억과 상실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녹스》는 개인적인 가족사를 다루면서도 죽음과 애도, 기억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독창적인 형식으로 전달한 작품입니다.

2013년에 발표한 《레드 닥》과 2016년에 출간한 《플로트》에서도 앤 카슨은 기존의 문학적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실험을 이어갔습니다. 신화적 인물과 현대적인 감각을 결합하고, 서로 다른 글쓰기 방식을 하나의 작품 안에서 활용하면서 언어와 서사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했습니다. 그의 작품을 읽을 때는 전통적인 소설처럼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만큼이나 문장의 리듬과 이미지, 서로 연결되는 생각의 흐름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단편적인 장면과 표현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동시에 다른 문장과 만나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냅니다. 이러한 특징은 앤 카슨의 문학이 하나의 장르나 형식으로 쉽게 규정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주제는 애도입니다. 앤 카슨은 죽음과 이별을 특별한 사건으로만 다루지 않습니다. 상실을 경험한 사람이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어버리는지, 떠난 사람과의 관계가 남겨진 사람의 삶에서 어떻게 지속되는지, 사랑과 고통이 어떤 방식으로 서로 연결되는지 탐색합니다. 《녹스》에서 오빠의 죽음을 기록하는 과정이나 《남편의 아름다움》에서 끝난 관계를 되돌아보는 과정은 서로 다른 이야기이지만, 사라진 존재가 남겨진 사람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살펴본다는 점에서 연결됩니다. 그의 문학에서 슬픔은 반드시 극복하거나 지워야 하는 감정으로만 그려지지 않습니다. 때로는 슬픔을 충분히 들여다보고 그 안에 남아 있는 기억을 되짚는 과정에서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감정의 의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앤 카슨은 시인으로서의 창작 활동뿐 아니라 고대 그리스 문학을 현대적인 언어로 옮기는 번역가로서도 중요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그는 고대 그리스 시인 사포의 단편을 비롯해 소포클레스와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등을 번역하며 고전 문학을 오늘날의 독자에게 소개했습니다. 수천 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을 현대의 언어로 옮기는 일은 단어를 다른 언어로 바꾸는 작업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시대에 따라 달라진 감정의 표현과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원작이 지닌 리듬과 의미를 새로운 언어 안에서 어떻게 살려낼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고전학자로서 원문을 깊이 있게 연구해 온 앤 카슨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고대 문학이 지닌 생명력을 현대적으로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그의 번역은 원작을 이해하기 위한 보조적인 작업을 넘어 독립적인 문학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앤 카슨은 2005년 문학에 기여한 공로로 캐나다 훈장을 받았습니다. 그는 오랜 시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한편, 시와 산문을 집필하고 고전 작품을 번역하는 활동을 지속했습니다. 한 가지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학문과 예술의 영역을 연결해 온 그의 작업은 문학이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특히 고전학과 현대시를 결합한 독창적인 접근 방식은 그를 현대 영미 문학에서 주목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한 중요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2024년에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가 공개한 이야기에서 특히 눈길을 끈 부분은 질환이 필체에 미친 영향이었습니다. 글씨를 쓰는 일이 어려워지면서 창작 활동에도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랐으며, 그는 자신의 글씨를 제대로 쓸 수 없게 된 데서 느끼는 수치심과 고통을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언어를 다루는 작가에게 글을 쓴다는 행위는 단순히 문자를 기록하는 것을 넘어 생각을 구체적인 형태로 만들어 내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그런 만큼 필체의 변화는 일상적인 불편함을 넘어 창작자로서 자신의 정체성과도 맞닿은 문제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앤 카슨은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에세이와 다양한 작품을 발표하며 창작 활동을 이어갔고, 2024년에 출간한 《Wrong Norma》로 전미도서상 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시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이는 오랜 시간 쌓아 온 문학적 탐구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창작을 둘러싼 환경과 신체적인 조건이 달라지더라도 언어를 통해 세계를 바라보고 표현하려는 의지는 계속될 수 있습니다. 앤 카슨의 행보는 문학이 완성된 결과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질문하고 새로운 표현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점을 생각하게 합니다.

앤 카슨은 대중의 관심을 적극적으로 즐기거나 자신의 사생활을 상세하게 공개하는 작가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언론과의 인터뷰나 사진 촬영에도 비교적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으며, 개인적인 이야기보다는 작품을 통해 독자와 만나는 편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의 문학이 독자에게 남기는 인상 역시 작가 개인의 일상적인 모습보다는 작품 속 언어와 이미지, 그 안에 담긴 사유에 집중하도록 만듭니다.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감정과 생각을 작가의 실제 삶과 단순하게 일치시키기보다는, 문학이 만들어 내는 독립적인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 앤 카슨의 작품을 이해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앤 카슨이 선정됐다는 소식은 고전과 현대를 연결하고 문학의 형식을 확장해 온 그의 작품 세계를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제공해 주신 자료에 따르면, 스웨덴 한림원은 고전 전통과 유희적으로 대화하면서 현대 문학의 새로운 형식을 창조한 대담하고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선정 이유로 제시했습니다. 또한 언어에 대한 학문적인 탐구와 시인으로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려는 열망이 그의 문학을 이루는 중요한 특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익숙한 이야기와 감정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며, 문학이 과거의 유산을 보존하는 동시에 현재의 인간을 이해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앤 카슨의 주요 작품으로는 《에로스, 달콤씁쓸한》, 《짧은 이야기들》, 《유리, 아이러니 그리고 신》, 《플레인워터》, 《빨강의 자서전》, 《남편의 아름다움》, 《녹스》, 《레드 닥》, 《플로트》 등이 있습니다. 국내에도 여러 작품이 소개되어 있어 그의 문학 세계를 직접 만나볼 수 있습니다. 처음 작품을 읽는 독자라면 사랑과 신화가 독특하게 결합된 《빨강의 자서전》이나 사랑의 본질을 고전학적 관점에서 탐색한 《에로스, 달콤씁쓸한》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기억과 상실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오빠를 추모하며 기록한 《녹스》를 통해 그의 또 다른 문학적 면모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작품마다 문체와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한 권을 읽은 뒤 다른 작품으로 관심을 넓혀 가는 과정도 의미 있는 독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문학은 때로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감정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사랑은 왜 기쁨과 고통을 동시에 가져오는지, 한 사람을 잃은 뒤에도 그 사람의 흔적은 어떻게 우리 안에 남는지, 오래된 신화가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여전히 의미를 지니는지와 같은 질문은 쉽게 하나의 답으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앤 카슨은 이러한 질문에 단정적인 결론을 내리기보다 시와 산문, 신화와 기억, 학문과 상상력을 넘나들며 그 주변을 천천히 탐색합니다. 그의 문학을 읽는 일은 정답을 찾는 과정이라기보다 평소에는 지나쳤던 감정과 생각을 다시 들여다보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이번 가을에는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앤 카슨의 작품 한 권을 펼쳐보는 것은 어떨까요?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지는 문장과 독특한 구성도 천천히 읽어 내려가다 보면 자신만의 의미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사랑과 이별, 기억과 상실처럼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거나 고민하는 주제들이 고전과 현대의 언어 속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펼쳐집니다. 모든 문장을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애쓰기보다는 마음에 남는 표현을 발견하고, 그 문장이 자신의 경험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언어의 깊이와 인간의 감정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탐구해 온 작가 앤 카슨의 책들이 올가을 독자 여러분의 마음에 작은 울림을 전하고, 평소와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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